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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미라에서도 발견된 균?! 간디스토마 이야기
2023.07.29 14:27
관리자2(adm****)

옛날 추억도 살리고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도 높일 겸 우리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대변을 걷어 기생충검사를 실시한다면 어떤 기생충의 알이 가장 많이 나올까? 그래도 가장 유명한 게 회충이니 그렇게 대답할 사람이 많이 있겠지만, 사실 회충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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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스토마의 현미경 사진. <출처 : (cc) Sarah J. Wu>

꾸준하도다! 100명 중 2명은 걸려있어

이게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 아닌지라 92년에 이미 0.3%로 멸종의 조짐을 보였고, 그 뒤 더 줄어 0.05% 선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요충? 아이들을 주로 감염시키는 요충은 분명 만만치 않는 세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요충은 알을 품은 채 항문 주위로 나와 일시에 알을 퍼뜨리는지라 대변에서 요충알을 찾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더 질질 끌면 짜증이 날 수 있으니 답을 말한다. 대변검사 1등은 2.0%를 기록한 간디스토마(Clonorchis sinensis)로,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으로 잡으면 100만명이 간디스토마에 감염된 셈이다. 놀라운 점은 간디스토마의 꾸준함으로, 1971년 이후 시행한 7차례의 대변검사에서 늘 2% 내외의 감염률을 보였다. 즉 간디스토마가 1위가 된 건 그게 갑자기 늘어나서가 아니라 회충을 비롯한 다른 기생충들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늘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을 훌륭한 사람이라 한다면, 간디스토마는 분명 훌륭한 기생충이라 할 만하다.

간디스토마가 꾸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충이 사람에서만 어른이 되는, 까다로운 기생충인데 반해 간디스토마는 사람은 물론이고 쥐나 살쾡이 등 다른 동물에서도 어른이 된다. 회충이 암수딴몸으로, 암컷과 수컷이 모두 한 사람에게 들어가야 알을 낳을 수 있는 반면 간디스토마는 암수한몸이라 수틀리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알을 낳을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면, 간디스토마의 수명이 굉장히 길다는 점이다.회충은 1년 반 정도면 수명을 다한 채 사람 몸에서 빠져나가 버리지만, 간디스토마는 사람 몸에서 20년 이상 살 수 있다. 이걸 어떻게 알아냈을까? 중국에 살던 사람이 호주로 이민을 갔다. 그는 그 뒤 호주 밖으로 나가지 않은 채 26년간 살다가 죽었는데, 부검을 해보니 그의 담도에서 살아 움직이는 간디스토마가 나온 거다. 간디스토마는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국가에만 국소적으로 분포하니, 그가 호주에서 간디스토마에 추가로 걸렸을 확률은 없다. 그가 중국을 떠나는 순간 간디스토마에 걸렸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26년을 그의 담도에서 살았다는 얘기니, 정말 징글징글한 기생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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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스토마. 간(담도)에 사는 디스토마이다. 오른쪽 끝이 사슴뿔 모양의 정소가 특징 중 하나다. <출처 : (cc) Sripa B., Kaewkes S., Sithithaworn P., Mairiang E., Laha T., et al. (2007). "Liver Fluke Induces Cholangiocarcinoma". PLoS Medicine 4(7): e201.>

간디스토마란?

간디스토마는 간, 정확히는 담도에 사는 디스토마다. 디스토마는 입(stoma)이 두 개(di)라는 뜻으로, 위쪽에 있는 진짜 입 말고도 몸 중간쯤에 입이 하나 더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간디스토마의 또 다른 특징은 정소의 모양이 사슴뿔처럼 생겼다는 점. 간디스토마의 학명인 Clonorchis sinensis도 여기서 유래한다 (clon=가지, orchis=정소). 사슴뿔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수컷이 나름 노력을 한 산물인 반면, 어차피 암수한몸인 간디스토마가 왜 정소의 모양을 저런 식으로 발달시켰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태국이나 라오스, 베트남 등에는 간디스토마와 모든 면에서 똑같지만 정소 모양만 다른 `타이간흡충(Opistorchis viverrini)이 분포하는데, 정소 모양의 차이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간디스토마는 사람의 담도, 즉 담즙의 통로에 기생하며, 담즙을 먹으며 산다. 그게 뭐 그리 맛있다고 그러는지, 간디스토마를 바닥에 놓고 담즙을 떨어뜨리면 담즙이 있는 쪽으로 기어간단다. 간디스토마는 숫자가 적을 경우엔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많은 충체가 들어오면 복통, 식욕부진, 피로감 등이 유발된다. 담도의 기능이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소장으로 운반하는 거니, 간디스토마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혈액으로 흡수되어 황달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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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간흡충. 디스토마와 거의 유사하나 정소 모양이 다르다.<출처 : (cc) Sripa B., Kaewkes S., Sithithaworn P., Mairiang E., Laha T., et al. (2007). "Liver Fluke Induces Cholangiocarcinoma". PLoS Medicine 4(7): e201.>

어떻게 하면 간디스토마에 걸리나?

담도에 사는 간디스토마가 알을 낳으면 사람이 변을 볼 때 알도 같이 나간다. 내보낸 알이 어떤 경로로든 물에 가면 알의 뚜껑이 열리고 유충이 나온다. 유충은 쇠우렁이라는, 1센티 내외의 조그만 우렁이에 들어가 꼬리가 달린 유충으로 발육한 뒤 빠져나온다. 꼬리를 이용해 헤엄을 치던 유충은 민물고기의 근육으로 파고들어가며, 거기서 둥근 주머니를 만들고 꼬리를 뗀 다음 그 안에서 서식한다. 사람은 물고기의 근육, 즉 싱싱한 생선회를 먹을 때 주머니 안에 든 유충을 같이 섭취함으로써 간디스토마에 걸리게 된다. 대부분의 간디스토마 감염자가 강 유역에 사는 분들인 건 그분들이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회로 즐겨먹기 때문이다. 붕어나 잉어, 돌고기, 모래무지, 향어 등이 간디스토마의 감염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간디스토마의 수명이 긴 만큼 민물회를 먹을 때마다 간디스토마가 몸에 축적된다는 걸 꼭 상기하시는 게 좋겠다.

다른 기생충과 달리 간디스토마가 여러 안 좋은 증상을 일으키는, 비교적 해로운 기생충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민물고기회를 꺼리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양식 물고기까지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간디스토마의 생활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쇠우렁인데, 이 쇠우렁은 여간 까다로운 놈이 아닌지라 아주 맑은 물이 아니면 살지 못한다. 양식을 하는 환경에선 당연히 쇠우렁이 살 수 없고, 양식 물고기엔 간디스토마의 유충도 없다. 회를 원래 안 좋아한다면 모를까, 회를 먹고 싶은데 간디스토마가 무섭다면 양식 물고기를 권한다. 자연산이 더 맛있으니 꼭 자연산을 먹어야겠다면 그렇게 하시라. 대신 한 달 후에 디스토마 약을 먹는 걸 잊어선 안된다. 간디스토마의 유충이 사람 몸에서 어른이 되기까진 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유충은 성충보다 약에 잘 안 들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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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스토마의 생활사. 간디스토마는 쇠우렁, 민물고기를 거쳐 사람 몸에 들어온다.

간디스토마와 암

간디스토마는 대부분의 강 유역 주민들에서 감염률이 높지만, 최대 유행지는 낙동강 유역으로, 1970년 조사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간디스토마에 걸려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 민물회를 즐겨 먹는 부산 지역에서 담도암의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 원래 간은 암이 많이 생기는 곳이지만, 담도는 그다지 암이 잘 생기는 부위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간암과 담도암의 비율은 10: 1 정도인데, 부산 지역에선 담도암에 걸린 이가 많다보니 비율이 4: 1까지 된단다. 이게 설마 간디스토마 때문? 맞다. 간디스토마가 그 주범이다. 간디스토마와 하는 짓이 똑같은 타이간흡충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는데, 담도암으로 죽은 사람을 부검했더니 타이간흡충이 나오는 일이 잦은 반면 간암으로 죽은 경우에는 타이간흡충이 거의 나오지 않았단다.

물론 이런 게 다 우연일 수 있다. 그래서 실험이 필요하다. 햄스터를 두 군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발암제만 주고, 다른 그룹에는 간디스토마를 감염시킨 뒤 발암제를 줬다. 10주가 지난 뒤 햄스터의 간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관찰했더니만 발암제만 준 햄스터들은 간이 멀쩡했던 반면 간디스토마를 감염시킨 그룹에선 햄스터 8마리 중 무려 6마리 (75%)에서 담도암이 생겼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간디스토마와 발암제를 같이 줬을 때 담도암에 걸리는 확률이 70%를 넘었다 (15마리 중 11마리).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발암제는 DNA를 변성시켜 암을 유발하는데,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방어장치가 있어 변성된 DNA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암발생을 막아준다. 그런데 간디스토마라는 놈이 있으면 우리 몸이 간디스토마를 상대하느라 DNA 감시에 소홀하게 되어 담도암 발생이 늘어나는 거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B형 간염바이러스는 담도암 발생을 2.6배 증가시키고, C형 간염바이러스는 1.8배 증가시키지만, 간디스토마에 걸리면 담도암 발생이 무려 4.8배나 증가한단다. 그렇다면 간디스토마도 발암제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2009년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사람에서 담도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충분하다"며 간디스토마와 타이간흡충을 모두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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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대회에 모인 낙동강 낚시꾼들. 민물회 먹다가 간디스토마에 걸리면 담도암 발생 확률이 늘어난다. <출처 : 연합뉴스>

이런 사실을 말해줘도 강 유역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걸리면 약을 먹으면 된다." 술과 같이 먹으면 간디스토마가 죽는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없지만, 약에 잘 듣는다는 건 맞는 말이다. 간디스토마는 장에 사는 대신 담도가 주요 기생부위니 한 알 가지고는 부족하고, 두알 반씩 세 차례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제대로만 먹으면 거의 100%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간디스토마에 걸리면 담도 자체에 변성이 오고, 한번 그렇게 되면 나중에 치료를 하더라도 담도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으니, 자연산의 그 맛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걸리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간암도 무서운 병이지만 담도암은 예후가 더 나쁘니까.

회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먼저?

다섯 살에 죽은 뒤 회곽묘에 묻혔다가 미라가 된, 500년 전 아이의 변에서 간디스토마의 알이 많이 나왔다. 양반 가문의 자손이었긴 하지만 무려 다섯 살에 민물회를 먹었다는 게 충격적이었는데, 그 미라를 보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생선회 하면 누구나 일본을 떠올릴만큼 일본 전통 요리로 알려져 있지만, 혹시 우리나라에서 회를 먼저 먹은 건 아닐까? 일본에서 생선회가 널리 퍼진 건 임진왜란 후인 에도 시대 이후라는데, 우리나라는 그 이전에도 생선회를 먹은 흔적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다섯 살 아이 말고도 간디스토마의 알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묘에서 제법 발견되고, 심지어 삼국시대 화장실로 추정되는 구조물에서도 간디스토마의 알이 여러 차례 나왔다. 예컨대 가장 오래된 화장실로 알려진, 백제 시대에 사용됐던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도 간디스토마의 알을 발견했고, 그보다 이른 시기의 화장실에서도 간디스토마의 알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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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도 회를 즐겼다. 조선후기 김득신(1754~1822)의 [강변회음도] 일부.

이런 전통이 있었으니 다섯 살 아이도 민물회의 맛을 즐길 수 있었을 테고, 그 후손인 우리들도 생선회 하면 좋아서 몸을 비비 꼬는 유전자를 갖게 된 것이리라. 그렇다고 생선회의 원조가 우리나라라는 건 아니다. 춘추전국 시대의 ‘시경(詩經)’에 구운 자라와 생선회 이야기가 나오고 `인구에 회자되다`의 `회자`가 `날생선과 구운 고기`라는 뜻이니, 다른 문화들이 다 그런 것처럼 생선회도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겠지만, 최소한 일본보다 먼저 회를 먹은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선회의 주도권을 일본에게 빼앗긴 건 마음 아픈 일, 담도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나쁜 기생충이지만 간디스토마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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