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금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전에도 몇 차례 공유한 적이 있으며, 순찰 중 겪었던 다른 사건들과 함께 전해드린 바 있다. 최근 게시물을 접한 신입 회원들의 문의가 많아, 모든 이가 읽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록을 남긴다.
야간 순찰 중, 우리 중사는 늘 대원들을 분주하게 만들곤 했다. 그는 고요하다 못해 정적인 밤을 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바꾸어 놓았다. 이른바 ‘스티키 노트 챌린지’라는 놀이였는데, 신고 전화가 없는 막간을 이용해 상점 유리창 곳곳에 무작위로 포스트잇을 붙여두면 우리가 순찰하며 이를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그날도 그런 밤 중 하나였다. 새벽 2시경, 나는 건물마다 골목등과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서행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온 신경을 집중하며 거리를 누비던 중이었다. 북쪽 구역을 지나 오래된 머플러 가게 앞에 멈춰 섰을 때, 건물에 가까워질수록 설명하기 힘든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순찰차를 거의 멈춘 상태에서 짙게 선팅된 유리창 너머를 유심히 살폈다. 그때 무언가가 보였다. 건물 오른쪽 끝 창문 너머로 한 남성이 천천히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나는 즉시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백업 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정문을 주시하며 자리를 지켰다.
이윽고 도착한 동료 세 명과 함께 현장을 점검했다. 정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건물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강한 구리 냄새와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으나 침입이나 다툼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뒤편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나는 책상 위로 몸을 숙인 채 오른손에 권총을 쥔 남성을 발견했다. 그는 이미 사후경직이 진행된 상태였다.
그렇다면 내가 본 그 그림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던 나는 2차 수색 중 서류함 위에 설치된 카메라를 발견했다. 이후 확보한 영상을 탐정과 함께 확인했다. 하지만 영상 속에 존재하는 사람은 오직 그 남자뿐이었다. 그는 그날 일찍 홀로 가게에 들어와 문을 잠그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상 어디에도 다른 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검시관이 도착했을 때, 남성의 주머니에서는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는 편지가 발견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한동안 그 길을 지나갈 수도, 쉽사리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그 밤의 경험은 내 안의 무언가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논리적으로는 영상 속에 홀로 남겨진 그의 모습만이 진실임을 안다. 이성적인 나 역시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이를 `남겨진 영혼`이라 부를 수도, 혹은 설명할 수 없는 `지각의 왜곡`이라 치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밤, 내가 보고 느꼈던 그 실체만큼은 분명히 나를 그곳으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