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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8 15:41
관리자2(adm****)


<※ 브금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울리던 동네 친구가 세 명 있었다.

그중 한 놈의 집구석이 고등학교 입학 직전 부도가 났고, 가족은 양평으로 야반도주하듯 이사했다. 동네가 바뀌자 놈은 질 나쁜 무리와 어울리기 시작하더니, 졸업 후에도 인생을 대책 없이 낭비했다.

스물두 살 무렵, 동네 선배라는 인간이 사업을 제안하자 놈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들이박았다. 망한 집안의 푼돈은 물론, 새로 사귄 친구와 후배들의 돈까지 닥치는 대로 끌어 썼다. 우리 무리 중 한 놈도 그 감언이설에 속아 150만 원을 빌려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업의 실체는 불법 사설 토토 총판과 픽스터 따위의 짓거리였다. 처음 몇 달은 수입이 괜찮았는지, 중고 재규어를 한 대 끌고 다니며 거드름을 피웠다. 그러나 정확히 반년 만에, 사업을 제안했던 선배라는 인간이 돈을 모두 챙겨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커진 씀씀이와 중고차 할부금, 그리고 사채 이자가 숨통을 조여 왔다. 감당할 길이 없자 놈은 결국 지가 자랑하던 재규어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생을 마감했다.

돈 관계로 얽힌 선후배들에게 진즉에 손절당한 처지였으니, 평소 의리를 가치관처럼 떠들던 양아치 무리는 장례식장에 발도 들이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불알친구라고 우리 세 명은 첫날부터 빈소를 지키며 놈의 어머니를 위로했다.

그곳에서 사람이 울다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목격했다. 상복을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아 꺽꺽거리던 통곡 소리. 울다 졸도하고 깨어나 다시 오열하다 기절하는 과정이 몇 시간 만에 네다섯 번 반복되더니, 결국 구급차에 실려 갔다. "인간 같지도 않은 새끼에게 부조까지 해야 하냐"며 구시렁거리던 친구 놈을 포함해, 우리 셋은 그 처참한 광경 앞에서 함께 소리를 내어 울었다. 평생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장면이었다. 

그 꼴을 보니 아무리 인생이 밑바닥을 쳐도 자살만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죽은 뒤 장례식장에서 실려 갈 내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도 냉소가 가시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인터넷에 목숨을 끊겠다는 글이 보이기에 생각나서 적어둔다. 몰빵을 쳐서 인생을 말아먹었든 무얼 했든 죽지는 마라. 어떻게든 목숨만 붙어 있으면 방법은 생기겠지.

더 지독한 건, 놈의 발인이 끝난 지 고작 사흘 뒤에 그의 아버지가 출근길에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는 사실이다. 몇 주 뒤 사망했다는 부고가 다시 날아왔지만, 나는 조문하지 않았다. 그 지옥 같은 장례식장의 냄새를 다시 맡기가 그저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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