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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13:32
관리자2(adm****)

<※ 브금입니다.>



이 글은 온라인에서 만난 낯선 모임의 위험을 다룬 픽션입니다. 혹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나 마음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로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그 방에 들어간 건 작년 이맘때였다. 이직 준비를 하던 중이었고, 퇴근 후에 말 붙일 사람이 없었다. 동네 이름으로 검색하다가 산책과 맛집 이야기를 나눈다는 오픈채팅방을 발견했고, 인원이 적어서 오히려 조용해 보였다.

처음엔 시덥지않은 이야기뿐이었다. 누가 어느 골목에 새로 생긴 국숫집 사진을 올리면 다음 날 누군가 다녀온 후기를 올렸다. 한 달쯤 지나서 첫 정모가 잡혔다. 다섯 명이 나왔다. 다들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들이었고, 말수가 적었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술자리는 길지 않게 끝났고, 헤어질 때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가 자연스러웠다.

그 뒤로 몇 번을 더 만났다. 만날수록 사람들이 나를 챙겼다. 내가 회사 이야기를 흘리면 다들 기억해 뒀다가 다음에 물어봤고, 내가 좋아한다고 한 메뉴를 다음 자리에 준비해 뒀다. 외로웠던 터라 그게 고마웠다. 누군가 외곽에 펜션을 하루 빌려서 다 같이 쉬다 오자고 했을 때,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펜션은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산 중턱에 있었다. 도착했을 때부터 한 가지가 걸렸다. 나는 그 방 인원이 여섯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거실에 모인 사람은 나를 빼고 일곱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 둘 있었다. 인사를 건네자 그들은 웃으며 자기들도 이 방 사람이라고 했다. 채팅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닉네임이었다.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평소 말이 많던 사람이 조용했고, 조용하던 사람이 자꾸 내 잔을 채웠다. 누군가 창문 커튼을 전부 쳤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는데 한 사람이 따라 일어나 문 앞에 섰다. 나는 휴대폰을 보는 척하며 지도를 켰다.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그날 밤 일은 다 적지 않겠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옷이 벗겨진 채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고, 사람들은 둥글게 둘러앉아 무언가를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다. 아무도 웃지 않았고, 아무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 침착함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나는 자는 척을 하다가, 한 사람이 바깥 데크로 나간 틈에, 나는 현관 반대쪽 작은 창으로 빠져나왔다.

맨발로 산길을 한참 내려가 큰길에서 지나가던 화물차를 세웠다. 운전기사가 나를 휴게소까지 태워다 줬다. 경찰이 펜션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짙은 번개탄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채팅방은 그사이 폭파되어 있었다.

한참 뒤에 담당 형사가 알려줬다.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한 모임(페카살자)의 회원들이었다고. "우리 동네 산책/맛집 방"은 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전 욕정을 채우기 위한 희생양 한 명을 고르기 위해 만들어 둔 방이었다. 그 한 명이 나였다.

지금도 가끔 새 메시지 알림이 울리면 끔찍했던 기억이 나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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