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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18:39
관리자2(adm****)


<※ 브금입니다.>


오래전 여름, 우리는 넷이서 강원도 안쪽의 계곡으로 들어갔다. 차로 한 시간을 더 올라가야 나오는, 사람 손이 덜 탄 곳이었다. 물이 맑고 깊었고, 상류 어디선가 비가 왔는지 평소보다 물살이 셌다. 입구에 물놀이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쳤다.


일행 중 태경이가 물에 제일 자신 있었다. 학생 때 수영 선수를 했고, 깊은 데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우리가 얕은 데서 발만 담그고 있을 때 태경이는 바위 위로 올라가 가장 깊어 보이는 곳을 향해 뛰어들었다. 물보라가 한 번 일었고, 우리는 소리를 질렀다.


근데, 태경이는 올라오지 않았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일 분이 지나고 우리 중 둘이 물가로 뛰어갔지만, 물살이 빨라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수면은 검었고, 그 아래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당황했고, 한 명이 차로 달려가 신고를 했다.

구조대가 오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동안 물살은 점점 잦아들었다. 비가 그쳤는지 상류의 물이 줄었고, 검던 수면이 조금씩 투명해졌다. 구조대원 두 명이 장비를 갖추고 물에 들어갔다. 한 사람이 줄을 잡고, 한 사람이 잠수했다. 우리는 바위 위에서 그걸 지켜봤다.


잠수했던 대원이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더니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동료가 뭐라고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는 천천히 헤엄쳐 나와 바위에 손을 짚고 한동안 숨만 골랐다. 결국 태경이는 다른 장비를 부른 뒤에야 수습됐다.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우리를 데려다주던 그 대원이 담배를 피우며 조용히 말했다. 자기가 이 일을 십 년 넘게 했는데, 물에 빠진 사람은 보통 바닥에 가라앉거나 흐름을 따라 떠내려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태경이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바닥에서 한 뼘쯤 떠서, 두 팔을 몸에 붙인 채 똑바로 서 있었다고 했다. 물속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처럼.

그리고 그 대원은 한 가지를 더 말했다. 태경이의 발목 언저리에, 물풀치고는 너무 긴 검은 것이 잔뜩 엉켜 있었다고 했다. 그게 위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팽팽했고, 그래서 태경이의 몸이 그 자리에서 아주 천천히, 한 방향으로 돌고 있었다고 했다. 구조대원이 다가가자 도는 게 멈췄고, 검은 것들이 스르르 풀려 바닥의 어둠 속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깜짝놀란 그는 일단 물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 계곡엔 그 뒤로 가지 않았다. 다만 다음 해 여름, 셋이 모인 자리에서 한 친구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누가 보냈는지 모르는 영상이었는데, 우리가 갔던 계곡을 위에서 찍은 짧은 영상이었다. 물은 맑았고 바닥까지 다 보였다. 한가운데, 바닥에서 한 뼘쯤 떠서 똑바로 선 사람의 형체가 천천히 돌고 있었다. 머리가 긴 사람의 형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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