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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 22:21
관리자2(adm****)


<※ 브금입니다.>


처음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그날 밤 나는 취해서 방에 들어왔고, 벽에 걸린 거울에 손을 짚으려다 중심을 잃었다. 손은 유리에 닿지 않았다. 닿았어야 할 자리에서 손목까지가 거울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았다. 나는 한참을 그대로 서 있다가 손을 뺐다. 손은 멀쩡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손을 대면 손이 들어갔고, 어깨를 밀어 넣으면 어깨가 들어갔다. 사흘째 밤, 나는 숨을 한 번 고르고 거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건너편은 가구의 위치도, 벽지의 얼룩까지 빼닮은 내 방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도 익숙했다. 편의점도, 신호등도, 버스정류장도 그대로였다. 다른 것은 딱 하나, 그 곳엔 내가 없었다.  거울 너머 어디에도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그 사실을 며칠에 걸쳐 확인했고, 확인할수록 한 가지 결론이 또렷해졌다. 이곳에서 내가 무슨 짓을 하든, 그것을 나와 연결할 방법은 없다는 것.

성추행을 시작으로 해서, 남의 가게에서 물건을 들고 나왔고, 잠긴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를 쫓을 단서가 그 세계엔 없었으니까. 선이 한 번 넘자 그 다음은 쉬웠다. 나는 그 세계에서 점점 많은 걸 벌려놓은 뒤, 내 방의 거울을 통해 돌아왔다. 나는 늘 알리바이가 완벽할 뿐 더러, 내가 존재한 세상에선 범죄와 거리가 멀었다.

몇 달이 지나자 거울 너머 세계의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서가 없다던 내 확신에는 빈틈이 있었다.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자, 어느 명단에도 없는 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범행을 하는 대상이 알 수 없는 정체"라는 단서가 나오기라도 하면 온 방송사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좁혀오는 속도가 빨라졌고, 결국 나는 지척의 거리에 사이렌 소리를 마주하게 됐다.

부리나케 방으로 뛰어 올라가 거울을 향해 달려갔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등 뒤로 가까워졌다. 나는 거울에 손을 짚었다. 손이 들어갔다. 어깨를 밀어 넣었고, 한쪽 다리를 넘겼다. 몸의 절반이 저편으로 넘어간 순간, 방 구석진 곳에 누군가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나와 똑같은 얼굴이었다. 그는 내가 건너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거울 앞으로 와서, 망치가 들린 손을 높이 치켜세웠다. 절반쯤 끼인 나는 괴성을 지르며 남은 다리를 마저 끌어당기려 했다. 그 순간, 그는 거울을 내려쳤다. 정확히 내 몸이 걸쳐 있는 그 거울을. 깨지는 소리는 한 번뿐이었지만, 나를 절단내기엔 충분하리만큼 강렬했다. 거울이 있던 자리엔, 잘려나간 내가 피철갑이 된채 앤도르핀을 뿜어내고 있었다. 


`난 그 곳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망치를 든 남자가 내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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