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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아비가 이런 놈이야, 니 아비는 이런 새끼밖에 안돼 (괴담)
2026.06.13 16:10
관리자2(adm****)

<※ 브금입니다.>



밤 11시,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고 인적이 드문 강가에 다다랐다. 아들 재훈이는 열 살이었지만 손을 잡는 힘은 어린아이 같았다. 반년 전 사고로 머리를 다친 뒤로 아들은 말을 거의 잃었다. 그저 아빠라고 부르기만 했다. 좋을 때도, 무서울 때도, 아무 일도 없을 때도, 아빠, 아빠, 하고 외쳤다.

아내는 사고가 나기 전에 이미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공장 일을 그만두고 아들을 돌봤다. 돈은 금방 떨어졌고,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키워 보려고 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돼, 그의 마음에 바닥이 보였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마지막 남은 라면을 끓여 아들에게 먹이고, 자기는 먹지 않고, 아들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강물은 검고 잠잠했다. 아버지는 그곳에 서서 한참을 내려다봤다. 옆에서 아들이 아빠, 하고 불렀다. 평소처럼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래야 아빠, 아빠하는 소리가 잠잠해질 것 같았다.


"재훈이가 아빠 일 마치고 집에오면 버선발로 맞아주면서 뭐라고 했게?"


"아빠, 아빠"


"맞아! 그러면 아빠는 재훈이랑 같이 부엌에서 얘기하면서 밥 먹을 준비하면서 얘기했잖아. 오늘 학교 어땠냐면서?"


"아빠"


"그래! 그러면 너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얘기하고 친구 흉도 보고 학원가기 싫다는 얘기, 공부 얘기도 많이 했어."


아들이 조용해졌다. 아버지는 신이나서 아들이 했었던 얘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내며, 조금씩 강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둘 다 죽으면 된다고, 그러면 더 힘들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 홀가분한 마음도 들었다.

"재훈이가 산수 문제를 풀다가 아빠한테 물어봐서 풀어주는데 엄청 신기해하더라구. 그래서 내가 왜냐고 물으니까 선생님보다 더 잘푼다고 얘기했었잖아. 그것도 기억해?"


아들은 피곤했는지 이내 잠이 들었다. 때가 온 것 같다. 아들의 목을 있는 힘껏 졸랐다. 10살 밖에 안된 아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한다는게 너무 미안했다.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됐다. 재훈이가 아내 뱃속에 있을때부터 아장아장 첫 걸음을 딛고 나한테 아빠라고 부른 날도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빨리 죽여줄게, 재훈아. 조금만 참아. 몸 곳곳에서 경련이 일어났다.


재훈이는 뒤늦게 깨어나 발버둥을 쳤다. 그 몸부림이 너무 괴로워보여서 아버지는 소리내서 울었다. 니 아비가 이런 놈이야, 니 아비는 이런 새끼밖에 안돼. 세상에 단 하나 믿고 의지했던 게 죽이려드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얼마나 저주를 퍼부었을까.


재훈이는 결국 눈을 뜬 채, 죽었다. 그제야 아버지는 자신도 강물에 들어가야겠다 생각이 들어 강가로 몸을 이끌었다. 하지만 강물에 한 발 내딛자, 순식간에 물이 턱밑까지 들어찼다. 죽음이란 두려움, 칠흙같은 강물이 삼켜 숨을 쉴 수 없으리란 공포가 엄습했다. 그래도 한 발을 더 내딛었다. 예상대로 강물 속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숨을 쉬지 못하는 괴로움이 극에 달하자, 아버지의 몸과 마음 속엔 살겠다는 본능이 솟구쳤다. 


아버지는 간신히 뭍으로 기어나왔다. 컥컥 몇 번의 구역질을 하고 죽어있는 아들 옆에 벌러덩 자빠졌다. 아들의 손을 꼭 쥔채, 나라도 살아야겠다며 아버지는 혼잣말을 되뇌였다.


"넌 어차피 제 구실도 못했을거아냐, 씨발! 아무리 생각해도 동반자살은 아닌 거 같아! 교도소 가서 착하게 살지뭐! 여기서 죽는 것보다야 더 하겠어? 씨발, 죽는 줄 알았네!"


이런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던지, 아버지는 피식 웃으며 내일은 경찰서 가서 자수하리라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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