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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자, 지옥으로 변했다. (괴담, 소름썰)
2026.06.19 14:39
관리자2(adm****)


<※ 브금입니다.>


통일이 되던 해, 지옥이 펼쳐졌다. 휴전선 자리에 더 높고 두꺼운 벽이 들어섰고, 벽을 넘는 일은 법으로 금지되었다. 그래도 북한 사람들은 넘어왔다. 벽은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만 무너뜨렸다. 통일에 대한 이점은 정부나 일부 경협단체만이 독차지하다시피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세금 부담이 해마다 불어났고 그에 비해 의료나 각종 복지혜택은 점점 줄어들었다. 국내 여행은 물론이고 이사나 파견을 할 때에도 주민센터에 가서 신고를 반드시 했다. 급기야 이민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자, 여기저기서 반발이 거세졌다. 각종 커뮤니티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활활 타올랐고 ai까지 가세해 정부 나팔수로 변한 뉴스를 믿어야할지, 정치병자와 찌라시가 난무하는 커뮤니티를 믿어야할지 사람들은 점차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몰래 넘어온 북한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시골 마을을 습격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돈과 먹을 것을 훔치코, 사람을 해치고, 어디론가로 사라진다고 했다. 북한은 출생신고나 거주이전 체계가 불안정했기에 각각의 신원파악이란 하늘에 별 따기였다. 범죄가 거듭되자, 마을은 문을 잠갔고, 그들을 빨갱이라 부르며 경멸했다. 빨갱이라 부른 후 부터는, 빨갱이가 무엇을 했는지 상관없이 혐오하기 바빴다.


어느날 밤, 한 남자가 외딴집 마당으로 들어왔다. 옷은 다 해졌고 신발은 한 짝뿐이었다. 그를 본 사람들은 얼어붙었고, 그는 물을 달라고 했다. 물을 마신 뒤 그는 마루 끝에 앉아, 작은 종이 한 장을 펴 들고 거기 적힌 이름을 몇 번이고 입으로 외웠다. 누구를 찾는 것 같았다.


집 안에서 의견이 갈렸다. 노인은 하룻밤 재워 보내자고 했다. 사람 꼴이 저런데 무슨 빨갱이냐고 했다. 아들은 안 된다고 했다. 옆 마을은 저런 자를 들였다가 온 식구가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며느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이를 안쪽 방으로 들여보냈다. 남자는 그 말다툼을 다 들으면서도, 우두커니 이름 적힌 종이만 보고 있었다.


새벽이 오기 전에 아들이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침착하게 그를 진정시켰다. 위치를 불러 주자 경찰은 곧 가겠다고 했고, 신고한 사람에게는 절차에 따라 사례가 있다고 했다. 아들은 전화를 끊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얼마 뒤 차 한 대가 마당 앞에 섰다. 사람 몇이 내려 남자를 데려갔다. 남자는 저항하지 않았다. 끌려 나가면서도 그 종이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 했지만, 마당을 벗어날 때 그것이 손에서 떨어졌다. 차는 곧 떠났고, 마당은 다시 조용해졌다. 


아침에 며느리가 마당에서 그 종이를 주웠다. 펴 보니 이름 하나와 주소 한 줄이 적혀 있었다. 주소는 바로 그 마을, 그 집이었다. 이름은 며느리의 옛 이름이었다. 며느리는 종이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아무일 없다는 듯 휴지통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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