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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반역자일 뿐이야
괴담 한국
공포썰) 집은 잘 골라야 한다.
2023.05.05 11:36
관리자2(adm****)



“집은 진짜 잘 골라야 한다, 너.”


이사할 계획이라는 나의 말에 그릇에 고개를 처박고 

국밥을 들이키던 진수 놈이 한 말이다. 그래 그래,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김치를 자르는데 또 다시, 집은 진짜 잘 골라야 해, 하고 강조해온다.


평소에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우유부단하고 

유들 유들한 녀석이 집 이야기만 나오면 정색을 한다.




이 것은 몇 년 전에 진수가 겪은, 그 집에서의 그 제법 오싹한 경험 탓일 터다.


진수와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같은 동네서 나고 자라 어릴 때는 나뭇가지를 들고 골목을 누비던 동료였고 

좀 자란 후에는  동네 피시방에서 생과 사를 함께하는 전우가 되었다.


진수 녀석과 나가 놀 때면 진수의 아버지가 용돈을 두둑하게 쥐어주시곤 하셨다.


아저씨는 좋게 말하면 호인이고 조금 나쁘게 말하면 호구 잡히기 쉬운 사람이었는데, 

이 아저씨는 안타까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고 가질 못하는 무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품성 때문에 아저씨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살면서 자잘하게 사기도 좀 당하셨단다.

다행히 야무진 아주머니를 만나 잘 살게 되셨지만...


아저씨의 이 모든 것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은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고, 

아저씨는 유기견들을 입양하셨다. 아주머니도 개를 아주 좋아하셨기에

진수의 집에 놀러 가면 늘 개들이 세 네 마리씩 있었던 기억이 난다.

 



“오래 산 놈은 별로 없었지만 말이야.”


 


진수는 개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자주 한숨을 쉰다.

아저씨가 입양해오는 개들 중에는 나이가 많아 버려진 개들도 많았고 

병에 걸려 버려진 개들도 많았다. 때문에 개들이 아주 오래 함께하진 못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개들을 잘 돌보셨고, 

대부분의 개들은 생을 마감할 때에 굉장히 편안하고 곱게 눈을 감았다.


하얀 털의 찹쌀이, 늙은 말티즈였던 아치, 병에 걸려 몇 달 못살았지만 

애교가 많았던 바미와 어렸을 적 내 양말을 모조리 뜯어버렸던 토토 등 

내가 기억하는 개만도 다섯 마리가 넘는다.


그리고 진수가 대학에 합격한 뒤 진수네 집은 겸사겸사 진수의 대학 근처의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마당이 넓고 한적한 동네라 진수도, 진수의 누나도, 아저씨와 아주머니도 쏙 마음에 들었단다.

다만 진수에게 조금 걸렸던 점 하나는 집이 상당히 싸게 나왔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유 없이 싼 집은 없어. 당연히 이유가 있어서 집값이 싼 거야.”


 


진수네 가족이 그 집에 이사한 지 일주일째 되던 날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진수가 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을 때였다. 

방문이 왈칵 열리더니 누나가 짜증이 잔뜩 난 표정으로 들어오더란다.


 


“왜 자꾸 불러대?!”


누나는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진수에게 물었다.

 

“무슨 소리야, 너 부른 적 없는데.”


 “아니야?”


 진수의 벙찐 표정에 누나는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더랬다.


“아닌데... 너 진짜 나 안 불렀어? 정지연, 정지연하고 이름 불렀잖아.”




누나 말인 즉 방에 있는데 자꾸 진수가 누나를 불렀다는 것이다.

왜 부르냐고 외쳐 대답해도 계속 이름만 불러 대기에 짜증이 나서 진수의 방에 들어온 것이었다.

진수는 헛소리 작작 하라며 누나를 방에서 내쫓았고, 진수는 금세 그 일을 잊어버렸다.


그러나 그 날 저녁 진수는 방 밖에서 누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정진수!”


“왜!”


진수는 침대에서 뒹굴 거리다 누나의 부름에 외쳐 대답했다. 


“정진수!”


“아, 왜!”



 

그러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누나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고 

그렇게 외침을 네 번 쯤 반복했을까, 진수는 짜증이 나서 건너편 누나의 방으로 들어갔다.


 


“왜 자꾸 불러? 불 꺼 달라고?”




잔뜩 짜증을 내며 들어가니 누나는 침대에 앉아 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더란다.

씩씩대며 들어온 진수를 보며 누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 너 부른 적 없는데?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마 누나의 통화 소리를 잘못 들었나... 하며 진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고, 

낮에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제 방에 찾아온 누나의 모습이 생각나며 괜히 오싹해졌다.


그리고 그날 밤 진수는 오싹한 악몽을 꾸게 된다.


밤에 문득 눈을 떴는데, 방 밖의 거실 쪽에서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의아해 하며 방 문을 열고 나갔는데,

달빛이 환하게 드는 거실에 웬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펄쩍펄쩍 뛰고 있더란다.


개구리처럼 앉았다가 펄쩍, 또 펄쩍, 여자가 뛰었다가 땅에 다시 내려올 때 

쿵, 쿵하는 바닥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눈앞의 기괴한 장면에 진수가 완전히 얼어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여자는 계속해서 펄쩍펄쩍 뛰어댔다.


그러다가,


 


“정진수!”


여자에게서 나오는 목소리는 누나의 목소리였다. 펄쩍, 쿵.


“정진수!”


또 펄쩍, 쿵.


“정진수!”


펄쩍, 쿵.


여자가 진수 쪽으로 몸을 홱 틀었다. 긴 머리카락에 가려 여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정지연!”


 그리고 그 목소리는 분명 진수의 목소리였다.


“정지연!”


펄쩍, 쿵.


“정지연!”


펄쩍, 쿵.


 


여자가 펄쩍펄쩍 뛰어 진수의 눈앞까지 온 순간,

날카로운 개가 짖는 소리와 함께 진수는 꿈에서 깨어났다.


입속 말로 시발 시발 욕지거리를 하며 몸을 일으켰다.

식은땀이 주르르 흐르고 자신의 목소리와 누나의 목소리가 귀에서 윙윙 울리는 기분이었단다.


그 당시 키우던 개였던 초코나 도도가 짖는 소리에 깬 건가 싶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초코나 도도와 같은 소형견의 짖음이 아니라 

컹컹, 하는 큰 개의 짖는 소리 같았단다.


악몽에서 깨어나 숨을 고르던 그때, 진수의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쓰러졌다는 연락이었다.

아저씨는 그 날 이후로 완전히 집에 앓아 누웠다. 팔이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

허리도 머리도 아프다 하며 일어서질 못했다.


가족들은 걱정이 되어 아저씨를 병원에 데려가 온갖 검사를 다 해봤지만 

어느 병원에 가도 이상이 없다는 말 뿐이었다.

그때 진수는 진짜 미칠 노릇이지, 하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원래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국밥집을 하셨는데 혼자 국밥집 일을 하시던 

아주머니도 점점 수척해지셨다. 그리고 그 후로도 진수는 몇 번, 

그 이상한 여자가 거실에서 펄쩍펄쩍 뛰는 꿈을 꾸었고, 늘 그 개의 짖는 소리와 함께 깨어났다.


그렇게 아저씨가 앓아 누운 것이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갈 무렵, 

진수는 집에 가는 골목길 앞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를 마주쳤다.


 


“학생, 여기 집 살어?”


“네, 할머니, 그런데요.”


“아, 개 키우는 건 상관없는데 밤마다 개가 너무 짖어서 내가 잠을 못 자겄어.”


할머니는 중얼중얼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당시 진수의 집에는 개를 두 마리, 앞서 말했던 초코와 도도밖에 기르지 않았고

모두 순한 꼬맹이들이라 그리 짖지 않는 개들이었다.

 



“네? 저희 개들이 그렇게 크게 짖는 개들은 아닌데...”


“주인이야 모르겠지만 밤에 개들이 얼마나 짖어 대는지 미치겠어, 

그냥, 이 늙은이가 잠을 못 자. 내가 참다 참다 이야기하는 거야.”


“아...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주의할게요.”


진수는 굳이 다툼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대충 고개를 끄덕거렸더랬다.




“그려, 근데 참 그 집에 사람 오랜만에 사네.”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거리곤, 중얼거렸다.

그냥 할머니를 지나쳐 걸어 가려던 진수는 발길을 멈추고 할머니를 돌아보았다.




“저기 집에 원래 사람이 오랫동안 안 살았어요?”


“응? 그렇지... 전에 살던 여자는 어디서 뛰어내렸댜, 

그 전에 살던 가족은 애기가 병 걸려 죽고 이사 갔고. 그 전전에도 무슨 일이 

있었다는데 나는 모르지. 아무튼 그 개 짖는 것 좀 어떻게 해줘.”


 


할머니는 그렇게 내뱉곤 골목 끝으로 걸어갔다.

진수는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되었단다.

이상하게 싼 집세와 집에서의 오싹한 경험들. 진수는 고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진수의 고모님은 어디서 무당집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사실 나는 그 고모님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다.


초등학교 때 밖에서 진수와 한창 놀고 흙투성이가 되어 들어오는데 

잠깐 그의 오빠를 보러 온 것인지 진수의 집 문을 나서던 고모님이랑 마주친 적이 있었다.


개구쟁이들이네, 하며 사람 좋게 웃던 얼굴이 기억난다.

진수도 사실 고모님은 명절 때에나 얼굴을 마주치는 분이셨단다.

사실 진수는 그런 것을 잘 믿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 때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고...


아주머니는 무당이니 점이니 그런 것들을 꽤 싫어하시는 분이셨다. 

그래서인지 고모님도 그저 이사 기념 놀러온 것이라며 선물을 들고 찾아 오셨더랬다.


 


“오빠는, 뭐, 병원에선 뭐래요?”


“몰라... 과로한 것 같다, 병은 없다 이러는데 잘 모르겠어.”


고모님은 아저씨와 몇 마디 주고받곤, 

정말로 이사 기념 선물만 주러 온 사람인 것처럼 금세 훌쩍 집을 나섰다.

배웅해드린다는 핑계로 진수 또한 고모님을 후다닥 쫓아나갔단다.


그러나 고모님은 이상한 미소만 지으며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그... 뭔가 이상한 거라도 있었어요?”


 


결국 진수가 한참 만에 고모님에게 물었고, 고모님은 벽지가 눌었더라, 

탁상시계가 고장났더라 빙빙 말을 돌리다가 아주 뜬금없는 것을 진수에게 물었다.


 


“오빠가, 니 아빠가 개 몇 마리 키웠지?”


“개요? 지금 기르는 초코랑 도도 빼고 열 마리도 넘죠.”


고모님은 그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 한 열 살 때 쯤 기르던 커다란 하얀 개 이름이 뭐더라?”


“찹쌀이요?”


찹쌀이는 애교가 많았다.

그 커다란 덩치로 사람에게 안기길 좋아해서 진수의 누나가 한 번은 달려드는 

찹쌀이 때문에 크게 넘어져 엉엉 운 적도 있었다.


 


“그래, 찹쌀이.”


고모님은 진수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셨다.


“아빠 머리 맡에서 무시무시하게 경계하던 아이가 찹쌀이구나, 

문간에서 요란하게 짖는 갈색 푸들이랑, 거실 소파에 떡 하니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는 말티즈도 한 성질 할 것 같고.”


“네?”


“진수야, 말 못하는 짐승도 은혜를 안다.”


고모님은 진수를 보며 손가락으로 펄쩍펄쩍 뛰는 시늉을 해 보였다.


 “못된 년이 사람 잡아먹으려고 온 집안을 뛰어다니는데 제가 잡아먹히게 된 거라, 

이 말이야. 아빠 괜찮을 거다, 그년 먹힐 날도 머지않았다.”


고모님은 그렇게 뜻 모를 소리만 늘어놓고는, 버스를 타고 내려가셨다.

그 당시 진수는 고모님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가 괜찮을 거라는 말에 마음을 다잡았더랬다.


그리고 고모님이 다녀가신 날, 진수는 또 그와 같은 악몽을 꾸었다.


달빛이 기묘하게 환하게 비추는 깊은 밤, 거실 쪽에서 쿵, 쿵 하는 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이번 꿈에선 진수가 거실로 나가기 전에 개들이 미친 듯이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란다.


작은 소형견의 왈왈 거리는 소리와 대형견의 컹컹, 날카롭게 짖는 소리들.


진수는 귀를 막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꿈이었을까, 어마어마하게 생생했는데. 

그 당시 이야기를 하며 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게 이불 속에 웅크리다가 기억을 잃었고,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이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며칠 뒤 깨끗하게 나아 가게에 나가기 시작하셨다. 

병원에 가봤지만 역시 모른다는 말 뿐, 이후로 아저씨가 이유 없이 앓아 눕는 일은 없었다.


집에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일도, 진수가 펄쩍펄쩍 뛰는 여자의 악몽을 꾸는 일도, 

샤워를 하다 알 수 없는 한기가 드는 일도 없었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는 이제 시끄럽게 개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진수에게 귤 한 봉지를 쥐어주었다.


 


이것이 진수가 몇 년 전에 겪은, 오싹한 이야기이다.  

물론 단순한 우연의 일치이고 진수의 꿈이 그저 낯선 환경에서 잠을 자다 생긴 악몽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진수야, 설거지 하는 것 좀 도와라!”


아주머니가 마지막 숟가락을 입에 넣은 진수를 외쳐 부르셨다.

진수는 얼굴을 찡그리긴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수와 내가 밥을 먹을 때 자주 진수네 가게에 오곤 하는데, 여기서 밥을 먹으면 

이렇게 진수 녀석이 자잘한 일에 불려나가기 십상이다.


뭐 좀 도와드릴까 하여 나도 몸을 일으키려는데, 카운터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너는 손님이잖아! 하며 손을 내저어 앉힌다.

식당 주방으로 들어가던 진수 놈이 그것을 보고 나를 흘겨본다, 지가 눈을 치뜨면 어쩔 건데.

 



“사장님, 근데 여기 가게에 있는 그 개가 무슨 종이에요?”


문득 옆자리에 술이 얼큰하게 취한 청년이 아저씨에게 묻는다.


“개? 가게에는 개 안 데리고 왔는데, 집에 개를 키우긴 해도.”


“아니, 저번에 아저씨 옆에 있던 하얗고 커다란 개 말이에요, 내가 봤는데, 며칠 전에.”




청년의 말에 진수와 나는 이상한 표정이 되어 서로 눈을 마주쳤다.

아저씨는 하얀 개는 키우지 않고, 아마 앞집 채소 가게 할머니네 개일 것이다, 하며 손님에게 웃어 보였다.


진수와 나는 그렇게 이상한 표정으로 서로를 잠시 바라보다가, 

녀석은 주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국밥 그릇에 얼굴을 처박았다.


채소가게 할머니네 개는 갈색이다. 






나는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집은 잘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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