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러 지역 살아봤고
심지어 첩첩산중 초가집에서도 살아봤다.
(곡성 외지인이 사는 초가집 알지? 딱 고정도 초가집이여)
살면서 볼장못볼장 다보고 살았고
이게 재미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썰들이 참 많어
그 중에 하나 얘기해볼게.
난 이사를 자주했는데 한 때 빌라에 살었었어
긍께 5층까지 있는데 승강기도 없고 앞에 조그마한 마당 있는 정도?
항상 우리 집 앞에는
벤츠 한대가 주차되어 있었는디 꽤나 좋은 차였음
고지역에 고정도 차 있으면 꽤나 잘 살았던기라고 하드라
글케 잘 사는 분 계신가보다하면서
콩고물 바라며 이웃 주민들과 많이 친하게 지내며 살고 있었다
자, 이제부터 내 창자 죄다 썰려서 밥반찬 될뻔한 썰이 시작됨
여름에 어떤 놈팡이가 자꾸 기웃기웃 거리는겨
거진 뭐 일주에 2~3번 꼴로 봤나? 본게 그 정도면 뭐 매일 온거겠지
난 이 놈이 왜 그리 기웃거리는긴지 고땐 몰랐지
난 또 뭐 집보러 왔나? 그러기엔 이웃들 중에 집 빼는 분이 없는디?
딱 이정도 생각만하고 걍 내 볼일이나 봤다.
근디 시나브로 겨울이 와버렸네?
고땐 눈 펑펑 내리던 때였지.
내 고추 길이 만큼 눈이 쌓였었지 아마?
그려 맞어 30cm정도 ㅎ
차고 뭐고 눈으로 수북히 싸여가지고 보이질 않어
새벽 1시가 됐었다
근디 이 미친새끼가 그 시간에 가죽 무장하고,
긍께 가죽장갑에 가죽재킷 가죽바지
심지어 머리카락 삭발까지 하고 온겨.
나는
`존나 세상에 저런 병신도 있구나`
신기해하면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지
근디 난 밖에서 내가 안보이는 줄 알었어 허나 시발?
나중에 봉께 안에서 불켜놓고 있으면 밖에서 훤히 보이네?
글케 고놈이 내 쪽을 빤히 보는겨 (난 이때까지도 안보이는 줄 알았다)
그러자 고놈이 갑자기, 벤츠 기억나지?
고 밴츠 앞에 턱 서더니 뭘 자꾸 확인하는겨
`차주인가? 뭔가 이상한디?`
그렇게 몇분 확인하더니
고놈이 당장에 우리집으로 뛰어들어오는겨.
하 씨발 이때 존나 무서운게 뭔줄 알어?
고 새끼가 뒷걸음으로 존나게 뛰어옴.
눈길 발자국 이상하게 만들려고
내가 볼장못볼장 다 봤다 했지?
난 본능적으로 이놈이 내 순대따러 오는구나 느끼고
존나 순식간에 문 잠그고 존버함.
혹시 예사롭지않은 또라이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존버 중이었지.
침고로 우리 집은 예전 건물이라
층마다 집 하나씩만 있는데
우리집이 4층이고 5층이 집주인이었어.
긍께 내가 집주인 얼굴 아니깐
어지간한 놈들은 4층 이상으로 올라올리가 없지.
근디 이놈 발자국 소리가 바로 가까이까지 와버렸다
얼마나 무서웠냐면 똥꼬가 쪼이며
콩팥 2개가 하나로 합쳐지고
당장이라도 온몸의 장기가 쏟아져 내릴것 같은 무서움 아냐?
나는 바로 집주인 아저씨한테 전화했지.
`이상한 사람 있는거 같으니 조심해서 확인해달라`고.
내가 원래 남들 위험한 일에 잘 끌어들이지 않는데
당장 내가 죽겠으니 부탁할 수밖에 없더라.
난 집주인 아저씨랑 친했어서
아저씨가 당장 뛰쳐나와주셨어.
(늦은시간이었는데도 너무 감사하더라)
아저씨가 정말 바로 식칼들고 나오셨거든?
나중에 알고보니 아저씨도 그 새끼 존재를 알고 있었더라고.
그렇게 나오신 아저씨가 곧장 "당신 뭐야아아아아" 소리를 치시는데
진짜 딸치던 옆동네 또실이도 놀래서 싸버릴정도로 고함치니깐
그 새끼가 도망가더래.
아저씨 말로는 그 새끼 단도도 지니고 있었다고하더라 개쒸벌;;
경찰에 신고했지만 결국 잡지는 못했어.
증거불충분으로 수사가 약소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점,
또한 미수로도 처리하기도 힘든 점 때문에 간단한 수사만 이뤄졌지
지금와서 왜 눈오는날 벤츠에 기웃거렸을까 곱씹어보니깐
외제차에 달려있던 블랙박스가
수북히 쌓인 눈에 가려 제 기능을 못할 때를 기다린것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