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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한국
음식점 알바했을 때 생겼던 일.. (충격, 공포썰, 실화)
2023.10.06 14:08
관리자2(adm****)




내가 군대를 막 전역하고, 

대학 복학 전까지 호프집에서 일을 하던 무렵의 이야기다.

내가 일을 하던 곳은 

대단지 아파트 상가 1층에 자리한 호프집으로, 

우리 집에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다지 큰 술집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작은 것도 아니었다. 

테이블이 12개는 되었으니까.


적지 않은 규모에 동네 장사를 하는 집이다보니

때때로 삭아보이는 민짜들이 위조 신분증을 들고

술을 먹으려 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 날도 아주 앳되 보이는,

절대 성인은 아닌 것 같은

민짜 무리가 술을 먹겠다고 들어 앉았다.
주민번호 앞자리 88을 교묘히 커터칼로 긁어내 

86으로 만든 것을 캐치하고 

퇴짜를 놓자 

녀석들은 간간히 욕도 섞어가며
혼잣말을 내뱉고는 가게 문 밖으로 사라졌다.

한 시간하고도 15분쯤 지났을까, 

가게 바깥에서 경찰차의 사이렌이 울렸다.
경찰이 누굴 잡아가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 사장님과 나는 가게 바깥에 나와 

무슨 일인지 보고 있자니
아까 그 민짜들이 경찰차에 줄줄이 타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가게 바로 옆에 있던 

다른 호프집 알바가 나와 발을 동동 구르길래 

담배 한 대 피자며 끌고와 물어보니 가관이었던 모양이다.


이 간도 큰 녀석들은 

그 조악한 위조 신분증으로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자 

넷이서 소주를 연달아 6병을 마시고는
술에 취해 `이 집은 민증 검사가 허술하다.`느니 

`다음에도 여기 와서 술 먹어야겠다.`느니 

`중3짜리 여자애 여기 불러다 같이 마실까.`하는
헛소리를 고래고래 내뱉었던 것이다. 

옆 호프집 알바친구와 사장님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술을 판 대상이 민짜라는 걸 알았지만,
이미 팔아버린 술을 도로 담을 수도 없고 

경찰을 부르면 업주만 손해를 입기에 

모른 척 적당히 마시다 가주었으면 했는데
다른 손님들이 그 녀석들의 이야기를 듣고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해준 옆집 알바는 

거의 다 피운 담배를 건물 벽에 비벼끄며 

요즘 사정이 어렵다던 자기네 가게 사장을 걱정해주면서 한숨을 쉬었다.
나는 우리 가게 사장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고 

그런 진상 민짜를 무사히 가려낸 공로를 인정받아 

5만원이란 거금을 용돈으로 받았다.
그때까지만해도 옆 가게에 별일이야 있겠나 싶었다.


그러나 한국의 공무원들은 

의외로 신속하고 자비심이 없었다.
그 다음 날 오후 3시에 한창 주방에서

안줏거리 밑준비를 하는데

옆 가게가 또 시끌시끌했다.
나중에 사장님이 전해주길 

시청에서 공무원들이 나와 

영업정지 3달을 때리고 가더란 것이다.
사장님은 `옆 가게 형님 요즘 아버님도 돌아가신지 얼마 안된데다 

어머니도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시다는데..` 하며 혀를 찼다.

그로부터 3주일이 지났을까.. 

여전히 옆 호프집은 굳게 닫혀있었고, 

검게 선팅된 유리문위의 너무나도 잘 보이게 

하얀 영업정지 공문만 슬슬 노랗게 바래지고 있었다. 

날이 더워져 손님들도 많아지고 

에어컨 없는 주방에 앉아 

펄펄 끓는 기름 옆에서 양파 까는 것도 힘들어질 때였다.


`저기요! 저기요!` 소리에 주방에서 나와 카운터 쪽으로 나가보니 

사장님은 어디 가셨는지 안 보이고 

검은 반팔 티에 베이지색 모자를 눌러 쓴

아주머니 한 분이 서 계셨다.
아주머니는 `여기 사장님 어디 계세요? 

혹시 옆에 호프집 사장님 최근에 본 적 있어요?` 라며 

거의 사정하듯이 울먹였다.
몇 주 전에 뵌 것이 마지막이다라는 대답을 해드리고 

우선 앉아서 물이라도 한 잔 하시라고, 

사장님 이제 곧 올거라고 말씀 드리고
카운터쪽 싱크대에서 아주머니를 계속 힐끗 거리고 있자 

사장님이 들어와 아주머니를 아는 체 했다.
`엇 형수님 웬일이십니까?`
`아니 우리 남편이 일주일 전에 나가서 

핸드폰도 꺼져있고 연락이 안되고 

내가 하다 못해 시아버지 무덤에도 가보고 그랬는데 

아무데도 없어요..`
울먹이던 아주머니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오죽했으면 

동생네 여기도 와서 남편 어딨는지를 묻겠냐고 ....`하며 

엉엉 우는 아주머니를 계속 쳐다보기가 민망해져서
슬그머니 주방에 들어가 

기포 올라오는 치킨 기름통이나 보고 있자니 

바깥에서
`형님 혹시 지금 가게에 계신 것 아닙니까?`하는 

사장님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가게엔 혹시 들러보셨어요 형수님?`

`아니요.. 가게 열지도 못하는데 거기 가서 뭐하겠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오신김에 한번 들러보시죠..`
라는 대화가 오고가더니 

두 사람 모두 가게를 나가는 듯 했다.


쪄죽을 것 같은 주방에서 나와

다시 카운터에서 빈둥대려던 차에


`아아악!!!!!!!!!!!` 


하는 아주머니의 소리가 들리더니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사장님이 황급하게 가게로 뛰쳐들어왔다.
가게 문이 열리자 

후끈한 여름 공기와 함께 그때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역겨운 냄새가 가게로 훅 들어왔다.
하수구 냄새와 시장 뒷골목 생선들이 썩어가는 냄새가 

동시에 난다면 그런 냄새일까?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구나를 느끼면서 

`뭐에요 무슨 일이에요` 하니 

사장님은 내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500잔에 수돗물을 잔뜩 따라 나가면서
`경찰이랑 119 불러라 빨리!` 하고 

다시 황급히 나가는 것이었다.
우선 119부터 누른 나는 

`네 119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하는 질문에 

`아... 저... 그..` 라고 얼떨떨해 했다.
우리 사장님이 119랑 경찰 부르랬어요 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가게 밖을 지나던 사람들이 `으악!` `뭐야 사람이 죽은거야?` 하는 소리에
`아... 사람이 죽은 것 같습니다..` 라고 간신히 대답할 수 있었다.

경찰과 구급차가 오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구급차가 아주머니를 먼저 실어가고.. 

사장님은 경찰과 함께 가고.. 

그 날 저녁 장사는 거의 못하는 상태로 하루가 지났다. 


주방 이모와 내가 둘이서 

어찌어찌 가게를 열어두고 있자니 

밤 11시쯤 사장님이 그 어떤 때보다 지친 모습으로 

가게에 돌아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사장님에게 묻고 싶었지만, 

어두운 얼굴로 핼쓱해져 돌아온 사장님에게 

뭘 묻기가 어려웠다.
사장님은 가게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조용히 앉아계시다가,

30분쯤 지나자

내게 `오늘은 가게 일찍 닫고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며

주방 이모에게도
이제 기름기 전원 끄라고 했다.

손님들을 거의 반강제로 내보내고 

뭔가를 느낀 주방 이모가 특별히 신경 쓴 김치찌개 앞에 

세 사람이 둘러 앉았다.
`자 나한테 한 잔 따라줘.` 하며 

사장님은 내가 따라준 술잔을 연거푸 세 번 들이키더니 

옆 가게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옆집 형님이.. 

최근 아버지상도 당하고.. 

어머님도 위중하시고.. 

그래서 요즘 심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힘들었나보더라`고...


`가게를 열 때 

퇴직금에 대출까지 받았는데 

장사가 잘 안되다보니 

대출을 한도까지 받았던 모양이더라`고..


`그런데 아버님 상 당하고, 

어머님도 몸져 누으셔서 돈이 필요한데 

1금융권에선 대출이 어렵다보니 사채도 쓴 것 같더라`고...


`형수님은 이삼일 연락이 안되니까 

빚 때문에 도망갔나도 싶었는데 

형님이 집에 걸어둔 외투 옷 주머니에서 

최근에 쓴 이혼서류를 발견하고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그 때부터 형님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더라`라고...


`두 분 사이에서 자식도 없어서 

형수 입원하는 것 수속 밟고 

이것저것 조사 받고 오느라 늦었다`고... 


`유서도 있었는데 보험금으로 빚 갚으라더라.`고..


`오늘 같은 날 집에 일찍 들어가야 되는데.. 

도저히 형님 마지막 모습이 잊히질 않고 

이렇게 집에 들어가면 

가족한테 못 보일 모습 보일 거 같아 한잔 하려 한다..` 고...

그렇게 혼자서 한참을 이야기 하며 

혼자 소주 2병을 마신 사장님은 

취해서 잠든 채로 택시를 타고 댁으로 들어가셨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우리 사장님은 옆 가게 사모님과 돌아가신 사장님네 어머님을 

일주일에 한번씩은 찾아가며 자기 일처럼 돌보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다시 두 달이 지나고 

옆 가게는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 

바닥재와 천장재가 뜯어져 훤히 드러나고, 

유리창도 없어져 휑하게 기둥만 남았다.

아마 그때부터였을꺼라고 생각한다.
손님이 `저기요!` 하고 부르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네! 잠시만요!` 하고 대답하는 목소리가 생기게 된 것이.
누가봐도 민짜인 애들이 호프집 문을 열려고 하면 

잠긴 것처럼 몇번 덜컹덜컹하는 소리를 내게 된 것이.


그리고 깊은 새벽 테이블 정리를 마치고 

가게를 나가기 전 어렴풋이 테이블에 엎드려 흐느끼는 듯한 

옆집 사장님의 모습이 보이게 된 것이.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되뇌이곤 했다.

`사장님.. 사장님 가게는 여기가 아니에요..`

일을 그만두고 대학에 복학 후, 

내게 잘 대해줬던 사장님에게 인사라도 하려고 

오랜만에 들른 가게는 이미 빈 상가가 되어있었다.
과연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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