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제가 고등학생 때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저는 눈이 많이 내리는 시골에 살고 있습니다.
학교 등하교 시 사용하는 길은
가로등이 적은 길이었습니다.
대략 100m 간격 정도로
드문드문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 시골의 겨울은
해가 짧아 16시경에는 주변은 캄캄해지고
가로등이 점등됩니다.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여름밤보다 겨울밤이 더 밝습니다.
달빛이 눈에 반사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상적으로 밝은 시골의 설경과
제가 걸을 때마다 눈 밟히는 소리를 듣는게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평소와 달랐어요.
드문드문 빛나는 가로등 중에
한 곳만 주황색으로 거리를 비췄습니다.
주변 가로등은 연노란색인데
거기 부분만 진한 오렌지색이라 많이 어색했어요.
점점 가까워지자
마치 불이라도 나는 것 같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때 `화재때문에 주황색이였나` 하고 생각하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오렌지 빛이 있던 곳은
평소와 다름없는 공터였습니다.
저는 영문을 몰라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기…다…려…」라고 하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구 있어요?"
저는 외쳤지만
제 목소리가 메아리돼서 돌아올 뿐
다른 응답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외쳤지만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포기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또 「…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눈밖에 없는 공터를 바라보며
휴대전화 불빛으로 주변을 둘러봤지만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아까전 보다
타는 냄새가 더 강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수께끼의 빛과
섬뜩한 목소리 때문에
공포심을 느끼고 달려갔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아까전의 상황을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놀라는 얼굴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장소는 10여 년 전에
살인사건이 났던 곳이야."
저는 깜짝 놀라서
어머니에게 자세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해자(N씨)와 피해자(가T씨)는
매년 겨울이 되면 눈 때문에
싸우는 일이 잦았다고 합니다.
사건 당일 N씨는
제설기에 쓸 연료를
T씨 1층에 뿌리고 불을 붙이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때 T씨와
2층에 있던 T씨의 부인이 죽었습니다.
부인은 다리가 불편해
도망치지 못하고 계속
"누가 와-!"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그때 들은 목소리는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체험을 한 사람은 여러 명이고,
역시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매년 공양을 위해
사건 현장에서는 불경을 올리고 있습니다만
효과는 없다고 합니다.
저랑 다른 사람이랑 차이가 있어요.
저는 쉰 목소리, 꺼질 것 같은 목소리를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분명히 `누가 와-!`라고 외치는 소리였다는 점입니다.
저와 어머니의 생각입니다만,
다른 사람들은 불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T씨 부인의 고함소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