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무렵, 지하철 홈 구석에서
술주정꾼이 선로로 향해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조금 토해내다 조금 잦아든
듯 했지만 갑자기 크게
선로에 머리를 내밀고는
입에서는 분수처럼 구토물을
끝없이 토해내기 시작했다.
기분 나빴지만 너무 대단한
광경이라 계속 보고 있었다.
그때 타이밍이 나쁘게도 저기
커브 앞에서 전철이 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 위험하다 생각한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녀석이 내민 머리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img.jpg](https://blog.kakaocdn.net/dn/bilj6H/btsBohjNsO1/DCk63MLLKhZdmKatqgEFKk/img.jpg)
그 리고 그와 동시에
턱 위로 부서진 머리 덩어리가
옆 기둥으로 날아갔다.
검은 머리카락이 붙은 덩어리가
기둥에 부딪히고는 마치 수박처럼
박살이 났다.
회색빛 뇌는 새빨간 피와
함께 녹아내렸다.
두개골은 마치 망가진 헬멧
같았다.
매스껍다고 생각한 순간,
아래턱만 남은 머리를 단
몸이 홈 중앙까지 기어갔다.
처참한 광경을 본 손님들의
엄청난 비명소리가
온 역 안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 몸은,
부서진 머리를
향해 멈췄다.
아랫턱의 이빨과 혀만 목에
들어붙어있는 상태였다.
목구멍에서는 공기가 피와
섞여 부글부글 소리를 내며
거품을 내고 있었다.
![img.jpg](https://blog.kakaocdn.net/dn/eCmhnp/btsBitlPpSX/f0CAcg4QD3rT3xLCjb9sPk/img.jpg)
몸은 아직 살아있었던 것이다.
무릎을 세운 것처럼
널부러져 있던 몸은
다리를 바닥에
몇 번씩이나 문지르며 부서진
머리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빙빙 돌기 시작했다.
![img.gif](https://blog.kakaocdn.net/dn/dIp89k/btsBh3A0eMP/Icwqay4jxtSrSN0xb3ZDck/img.gif)
그토록 온 몸의 털이 곤두선
적은 없었다.
뇌가 없는데도 단말마의 괴로움에서
도망치려는 듯한 발광...
언젠가 들었던,
목을 자른 닭이
그대로 몇 분씩이나
돌아다닌 이야기가 생각났다.
하지만 이건 인간이다...
문득 기둥쪽을 바라보자 부서진
머리에서 빠져나온 눈알이
널부러진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러다가 미칠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얼어붙었다.
이것이
열차사고의 현실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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